고희동은 여러 점의 금강산도를 그린 바 있다. 이 그림은 금강내산의 유명한 팔담 중의 하나인 진주담을 그린 것이다. 화면의 중앙에 풍성하게 떨어지는 물줄기를 포치하고 그 위로 웅장한 골짜기를 표현하여 깊고도 유언한 계곡미와 그윽한 못의 풍치를 잘 조화시키고 있다.
그런데 이 그림은 그의 다른 금강산도와 달리 진채(眞彩)를 썼으며, 서양화를 그릴 때 사용하는 시점과 기법을 적용하여서 얼핏 보면 유화와 같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이는 고희동이 서양화를 그리면서 시작한 화가였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일제시대에도 금강산도는 꾸준히 그려지면서 전통 회화의 주제와 기법을 전승하는 역할을 하였는데, 고희동은 전통적인 재료에 서양화풍을 적용한 작품으로 실험하면서 한국화의 전통을 새롭게 형성하려고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