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덕환의 자는 화중(和仲), 호는 만산(萬山), 본관은 문화(文化)이다. 문과(文科)에 등제(登第)하였고 수묵산수와 화훼를 잘 그렸다고 전하나 전하는 작품은 매우 드물다. 이 그림은 작은 산의 정상 위에 깃발이 높게 걸린 이층 누각을 주제로 하였다. 누각 주변에는 서너 채의 건물이 더 있고 그를 에워싼 주변은 숲이 형성되어 있다. 그 너머는 넓은 강이 흐르고 맞은 편에는 섬처럼 떠 있는 작은 산이 수평선과 맞물려 이어졌다. 근경 기슭에는 배가 정박해 있고 범선 두 척이 수평선 너머 멀어지고 있다. 정황으로 보아 아름다운 강의 경치를 조망할 수 있는 곳에 위치한 특정한 누각을 묘사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는 악양루(岳陽樓), 황학루(黄鶴樓), 등왕각(滕王閣) 등 강가에 위치 한 누각을 소재로 한 계화(界畵)가 많이 그려졌다. 특히 동정호의 물이 양자강으로 흘러 나가는 곳에 위치한 악양루는 동정호와 양자강을 전망할 수 있는 웅대한 경관으로 유명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이수문(李秀文)의 <악양누도(岳陽樓圖)>가 알려져 있다. 대개 세로로 긴 화면에 그려지는 누각도와는 달리 이 그림은 가로로 긴 소폭의 화면을 사용하였다. 여유있는 공간의 조절을 보여주는 이 그림의 구도의 묘는 화면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근경의 산에 맞추어 비스듬하게 구획된 수평선이다. 피마준과 호초점으로 변화를 준 산, 화보풍의 점엽법(點葉法)과 협엽법(夾葉法)으로 표현된 나무, 청, 녹, 적색의 담채 등은 전형적인 남종화풍이다. 여기화가(餘技畵家)로서는 필과 먹의 운용이 상당한 기량에 도달해 있고 담채의 사용도 능숙하며 문인화가다운 소박하고 안정된 부위기의 아취도 배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