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해는 자(字)가 태완(太緩)로 그의 대표작으로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예장소요도 (曳杖消遙圖)〉가 있다. 이 그림은 한국(韓國)의 미(美) <산수도(山水畵)(上)>에 흑백사진으로 소개된 바 있는 작품으로 이불해의 것으로 알려진 몇 안 되는 작품 중의 하나이다.
오른쪽 화면 위쪽에 위치한 넘어질 듯이 비스듬히 솟은 바위 아래로 관복을 입은 한 인물이 나귀를 타고 개울가를 건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이와 같은 구성은 함윤덕(咸允德)이나 윤인걸(尹仁傑), 김명국(金明國) 등 조선 중기 절파계 화가들이 〈기려도〉 계통의 소경산수인물화에서 종종 취하는 하나의 전형적인 구도이다. 그러나 함윤덕이나 김명국의 〈기려도〉에서는 인물의 비중이 더욱 커졌으나 이불해의 작품에서는 산수의 비중이 상당 부분을 차지해 조선 초기 회화의 전통을 이으면서 새로이 유행한 절파계 화풍을 수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물은 비교적 얌전하게 표현한 반면 암석의 표현에 있어서는 활달한 필치로 흑백의 대조를 보이며 거칠게 처리하고 있는데 이불해는 산수 처리에 있어 생략적인 필묵을 구사하며 선염 위주의 묵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 인물이 타고 있는 나귀의 귀가 작게 표현되어 말을 표현한 것인지 나귀를 그린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는데, 이런 연유에서 인지 유복렬의 <한국회화대관>에서는 〈기마독행도(騎馬獨行圖)〉라고 소개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