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도의 후기(後期)작품 중에는 중국 고사(故事)나 한시(漢詩)를 소재로 한 작품이 아주 많다. 또 전기(前期)에 즐겨 그리던 신선(神仙)도 이런 고사도 류(類)의 작품 속에 한 부분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많다. 이 작품에 보이는 파초선(芭蕉扇)을 든 인물은 어떤 고사(故事) 속의 인물인 듯 하고, 그 뒤에 반쯤 몸을 감춘 채 피리를 부는 동자는 신선도(神仙圖)에서 흔히 보이는 바이다. 아마도 이 그림은 원래 더 큰 그림이었으나 지금은 한 부분만 남은 듯 하다. 그러나 김홍도 후기의 부드럽고 여유 있는 필치의 맛이 잘 살아 있다. 필선들의 연결이 끊어지고 좀 다듬어지지 못한 느낌을 주는 것도 50대 후반 이후의 특징이다.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그림에 탈속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