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정은 화조, 영모, 초충화에 있어서도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었던 선비화가로 이 그림은 그가 중년에 이르러 사용하였다는 대부벽준(大斧劈皴)을 배경산수에 시원하게 구사한 그의 대표적인 매 그림이다. 이 그림은 경진(庚辰)년 납월(臘月)에 명나라 화가인 임량(林良)을 방한 그림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매가 토끼를 사냥하는 그림은 조선 초기부터 세서(歲書)로서 그려 지기도 하였던 주제로 심사정 역시 섣달에 신년을 위한 수요에 응해 이 작품을 제작하였던 것으로 여겨진다.
화면 위쪽 소나무 가지에 까치 두 마리가 앉아 놀란 듯이 이 장면을 바라보고 있는데 소나무와 까치라는 소재는 모두 세화에 어울리는 조합인 것으로 보인다. 이 그림은 날쌔게 매가 토끼를 향해 내려앉는 순간을 포착한 작품으로 토끼를 노려보는 매의 날카로운 눈빛과 이에 맞서 눈과 입에 힘을 주고 저항하는 토끼의 모습이 해학적으로 표현되었다. 심사정은 이 주제를 매우 선호하였던 듯 무자(戊子, 1768)년에도 같은 주제의 그림을 남기고 있는데, 이 작품에는 화면 하단에 꿩 두 마리가 더 그려져 있다. 그러나 화면을 압도하는 생동감과 호방한 필력은 이 작품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최북 등 조선 후기 다른 화가들에 의해서도 이러한 매 그림이 종종 그려졌으나 토끼를 잡는 순간의 긴박감이 심사정의 작품에서 만큼 잘 포착된 예가 드문 것으로 보인다.